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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무가 쓴 편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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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을이 보낸 편지가 하도 많아

읽고 또 읽어 가슴에 심었습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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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연 따라 어떤 것은 깊게

어떤 것은 얕게 심었지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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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사연 다 헤아리느라 겨우내 숨죽여

남이 볼세라 고이 써두었다가

꽃바람 편에 답장을 붙입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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듣고 싶었던 사연 다 읽고 나면

무더운 여름이겠지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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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때쯤이면 주렁주렁 편지 그늘에서

가을에 보낼 사랑 얘기

또 한아름 준비하고 있겠지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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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무는 기다리는 자의 몫을

절대로 잊이 않습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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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다림만큼 커 가는 사랑이라면

수백 번 미쳐도 좋으련만, 나무처럼